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명사 십 리가 아니라면은 해당화는 왜 피나 모춘 삼월이 아니라면은 두견새는 왜 우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정선 읍내 일백오십 호 몽땅 잠 들여 놓고서 이모장네 맏며느리 데리고 성마령을 넘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아우라지 배시공아 배 좀 건네 주게 싸리골 올 동백이 다 떨어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장철 님 그리워서 나는 못 살겠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나 정 들이고 가시는 님은 가고 싶어 가나
정선의 구명은 무릉도원이 아니냐 무릉도원은 어디 가고 산만 충충하네
무릉도원 삼산 오수에 도화는 만발했는데 짝을 잃은 외기러기 갈 곳이 없구나
천지 조화로 눈비가 올라면 땅에 누기가 있듯이 눈도 비도 다 오는데 당신은 왜 못 오시나
산자수명 둔내 강물에 꼬리치는 열목어 강태공을 조롱하더니 어데로 갔나
반달 같은 얼굴 위에 반보라 양산을 들고서 한 걸음 두 걸음 가볍게 걸어서 님 마중 가네
동백 나무를 휘어 잡고서 애쓰지 말아라 동백 기름이 몇 백 원 한대도 내가 사다 주마
정선 같이 살기 좋은 곳 놀러 한번 오세요 검은산 물 밑이라도 해당화가 핍니다
노랑나비가 퍼펄펄 날며는 대한에 봄 온 줄 알고 세살 문고리 다달달 거리면 내가 온 줄 알아라
당신이 날 생각을 나만치만 한다면 가시밭길 수천 리라도 신발 벗고 오리라
간다지 못 간다지 얼마나 울었나 송정암 나룻터가 한강수가 되었네
정선 읍내 물레방아는 물살을 안고 도는데 우리 집에 낭군님은 날 안고 돌 줄 몰나
앞 남산 뻐꾸기는 초성도 좋다 세 살적 듣던 목소리 변치도 않었네
맨드라미 줄봉숭아는 토담이 붉어 좋고요 앞 남산 철쭉꽃은 강산이 붉어 좋다
저 건너 저 묵 밭은 작년에도 묵더니 올해도 날과 같이 또 한 해를 묵네
오라버니 장가는 명년에나 가시고 검둥 송아지 툭툭 팔아서 날 시집보내주
봄철인지 가을철인지 나는 몰랐더니 뒷동산 행화춘절이 날 알려 주네
한 치 뒷산에 곤드레 딱주기 임의 맘만 같으면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 나지
몰운대 방석 위에는 신선이 놀던 곳이요 층대 밑에 맑은 폭포 금상첨화 이루네
꼴두바우 중석 허가는 다달이 년년이 나는데 처녀 총각 잠자리 허가는 왜 아니 나나
떡갈 잎을 띄워서 님 소식을 안다면 님 오시는 천 리 길에도 님 마중 가자
비봉산중 허리에 두견새가 울거든 가신 님에 영혼이 돌아온 줄 알어라
월미봉 살구 나무도 고목이 덜컥 진다면 오던 새 그 나비도 되돌아 간다
높은 산 정상 말랑에 단독이나 선나무 날과야 같이로만 외로이 섰네
네 팔자나 내 팔자나 이불 담요 깔겠나 마틀마틀 장석 자리에 깊은 정만 들자
삭달 가지를 뚝뚝 꺽어서 군불을 때고 중방 밑이 다 타도록만 잘 살아 보세
고향을 등진지 20여년인데 인심 좋고 살기 좋아서 나는 못가겠네
오늘 갈런지 내일 갈런지 정수정망 없는데 맨드라미 줄봉숭아는 왜 심어 놨나
강물은 돌고 돌아서 바다로나 가지만 이내 이 몸은 돌고 돌아서 어데로 가나
강원도 금강산 제일 가는 소나무 경복궁 대들보로만 다 나간다
창 밖에 오는 비는 구성지게 오잔나 비 끝에 돗는 달은 유정도하다
앞 남산 불뼝대 밑에는 솔거미 한 쌍이 돌구요 늘어진 나뭇가지엔 꾀꼬리 한 쌍이 논다
낚시대를 달달 끌고 개울가로 들거든 싸리 바구니 옆에 끼고서 뒤따라 오게
나무가지에 앉은 새는 바람이 불까 염려요 당신하고 나하고는 정 떨어질까 염려라
금전이 중하거늘 내멋대로 가고 사랑이 중하거든 내 뒤따라 오게
담밑에 세워 놓고 손목을 잡으니 온 전신이 떨려서 나 죽겠네
우리도 언제나 돈 많이 벌어서 고대 광실 높은 집에서 잘 살어 보나
부모 동기 이별 할 때는 눈물이 짤끔 나더니 그대 당신을 이별하자니 하늘이 팽팽 돈다
노랑 저고리 진분홍 치마를 받고 싶어 받았나 우리 부모님 말 한마디에 울며 불며 받았지
정선 읍내 은행 나무야 꾀꼬리 단풍 들어라 은행 따러 가는 핑계 님 마중가네
허공중천에 뜬달은 님 계신 곳을 알 건만 나는야 어이해서 님계신 곳을 모르나
변북이 삼등에 이밥취 곤드레 내 연설을 들어라 총각낭군을 만나려거든 해년년이 나게
산란한 봄바람아 네가 불지 말어라 알뜰한 요 네 맘이 또 산란 하구나
앞 남산에 황국 단풍은 구시월로 들고 이내 가슴 속단풍은 시시로만 든다
나비 없는 강산에 꽃은 피어 뭣 하며 당신 없는 요 세상에 단장하여 뭣 하리
앞 남산 송정이 우리 님만 같으면 낙낙장송 높은 가지에 훌쩍 날어 오르리
정든 님이 오셨는데 수인사를 못하고 행주치마 입에다 물고서 눈으로만 반기네
태산이 무너져 사해 들평지 되더라도 우리들에 드는 정분은 변치를 말자
꽃 본 나비야 물 본 기러기 탐화봉접이 아니냐 나비가 꽃을 보고서 그냥 갈 수 있나
앞 남산 살구 꽃은 필락 말락 하는데 우리들에 정분은 들락말락 한다
울타리 밑에 저 닭은 모이나 주면 오잔나 저 건너 큰 아기는 무엇을 주면 오나
당신은 거기 있구서 나는 여기 있어도 말 한마디 못 전하니 수천 리로구나
윗 그림바위 앞 강물에 용마혼이 잠들고 당신과 나와 이별할 정분에 내 가슴을 울린다
공산 삼십아 비 삼십오야 뒷장만 펄펄펄 일어라 일 년 열두 달 낫자루 품판 돈 다 날아어 간다
황새여울 된꼬까리에 떼를 지어 놀았네 만지산 전산옥이야 술상 차려 놓게
해도 가고 달도 가고 월선이도 가는데 그대 님은 누구를 볼라고 뒤쳐져 있나
당신이 내 속썩는 줄 그다지도 모르거든 앞 남산 봄눈 썩는 걸 건너다 보게
묵은 방초는 년년이나 보련만 한 번 가신 그대 님은 왜 아니 오시나
우수야 경칩에 대동강이 풀리고 당신에 말 한마디에 내 속이 풀린다
산천에 올라서 님 생각을 하니 풀잎에 매디 매디 찬이슬이 맺혔네
오시라는 유정 님은 왜 아니 오시고 오지 말라는 궂은 비만 줄줄이 오네
내가 왔다가 간 뒤에 개구장 물이 불거든 내가 왔다 가노라고 울고 간 줄 알아라
물 한동이를 여다 놓고선 물그림자 보니 촌살림하기에는 정말 원통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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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강원도 민요로 조선 초기 강원도 정선에서 처음 불리기 시작한 최초의 아리랑으로 '아라리'라고도 부른다. 행상을 위해 객지로 떠난 님을 기다리는 마음과 장마로 인해 강물을 사이에 두고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애절한 남녀의 한스러운 마음이 담겨 있는데 정선 아리랑에 얽힌 사연은 다음과 같다. 아우라지 강을 사이에 두고 강원도 정선군 북면 여량리에 사는 처녀와 유천리에 사는 총각이 서로 사랑해 배를 타고 싸리골에서 몰래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 그러다 억수 장마가 오고 장시간 만나지 못하다 결국 헤어지고 말았는데 이 연인들의 사연을 잘 알고 있던 뱃사공이 이를 안타깝게 여겨 뱃일을 하면서 노래한 것이라고도 한다. 지역별 아리랑 중에 가사가 150수에 이를 정도로 가장 많고 대체로 정선의 자연과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리고 있다. 경기명창들이 부른 '정선 아리랑'은 '서울제 정선 아리랑'이라고도 부르며 강원도 정선에서 부르는 정선 아리랑은 '정선지방제 정선 아리랑'이라고 부르며 후렴은 같으나 메기는 소리가 다르다.